결혼식 준비를 하다 보면 ‘요즘은 이게 유행이에요’라는 말을 수십 번은 듣게 됩니다. 드레스의 핏부터 부케의 색, 식장의 조명까지 트렌드는 모든 곳에 스며들어 있죠.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사랑인데, 언제부터 트렌드가 주인공이 됐을까?’ 웨딩박람회를 돌아다니다 보면 수많은 브랜드와 화려한 콘셉트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서울웨딩박람회, 부산웨딩박람회, 인천웨딩박람회 등 이름만 들어도 기대되는 행사들이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본질과 유행의 경계가 조금 흐릿해져 있습니다. 최신 드레스 라인, 감각적인 포토 부스, 신상 예물 컬렉션이 쏟아지지만, 정작 ‘나답게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점점 뒤로 밀리곤 하죠. 결혼의 본질은 ‘두 사람이 함께 삶을 꾸려 나가기로 한 약속’입니다. 그 약속을 표현하는 방식이 결혼식일 뿐, 유행은 단지 그 약속을 돋보이게 하는 장식일 뿐입니다. 그래서 웨딩박람회는 단순히 트렌드를 쫓는 자리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결혼을 꿈꾸는지를 스스로 확인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드레스의 실루엣보다 나의 태도, 예물의 가격보다 서로의 의미를 더 중요하게 보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요즘 웨딩업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SNS에서 본 해외 웨딩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오기도 하고, 미니 결혼식이나 스몰 웨딩처럼 ‘나만의 방식’을 강조하는 흐름도 강해졌죠. 하지만 그 모든 흐름의 중심에는 결국 ‘우리의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웨딩박람회에서 수많은 선택지 사이를 걸을 때, 가장 중요한 건 남들이 좋다는 방향이 아니라 ‘우리에게 맞는 결혼이 무엇인지’를 찾는 일입니다. 서울웨딩박람회는 단순한 행사 그 이상입니다. 유행을 확인하러 가는 곳이 아니라, 사랑의 모양을 점검하는 시간입니다. 화려한 트렌드의 홍수 속에서도 자신만의 결혼을 만들어가려는 사람들에게, 웨딩박람회는 여전히 본질로 향하는 길의 입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당신만의 결혼식이 비로소 ‘진짜’로 완성될 것입니다.